[기억에 남는 밤] 손님을 맞는 일, 손님을 기억하는 일

안녕하세요, 저는 일산노래방에서 일하는 매니저입니다

이곳에서 일한 지 꽤 됐습니다.
하루에도 수많은 손님이 오가지만
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밤들이 있어요.
그 이유는 대부분 ‘사람’ 때문입니다.
공간은 똑같지만,
그 자리에 앉는 사람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.

그날은 평일 저녁이었고,
단체 예약이 들어와 룸 세팅을 일찍부터 준비했습니다.
팀장님으로 보이는 분이
“분위기 깨지 않게만 잘 부탁합니다”라고 말하시더군요.

초이스 요청은 조용하게 넘어갔습니다.
각자 스타일만 간단히 들었고,
저희는 맞춰서 배정해드렸습니다.
신입사원이 웃으면서 대화에 섞이던 모습이 기억납니다.
그런 팀은 보기 드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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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드시 시끄럽고 북적인다고 좋은 건 아니더군요.
혼자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.
특히 금요일 저녁쯤,
조용히 입장하셔서 음악만 틀어놓고 계신 분들.

그럴 땐 저희도 먼저 말을 잘 걸지 않습니다.
필요할 때만 응대하고
음악이 끊기지 않게 볼륨 조절만 조심스럽게 해드리죠.

“오늘 덕분에 정리 좀 됐네요.”
하고 말하며 나가시는 그 한마디가 저에겐 보람입니다.

룸이 넓고 조명 세팅이 가능한 곳이라
6~8명 정도의 소모임이나 생일파티도 종종 진행됩니다.
그날은 친구들끼리 케이크를 가져오셨는데,
기념 촬영까지 저희가 도와드렸어요.

매번 느끼는 거지만,
이런 파티룸 스타일은 단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
가구 배치나 조도까지 신경 써야 합니다.
그날 후기 남겨주시면서 “담에도 여기로 예약할게요” 하셨던 말,
지금도 기억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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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
‘초이스는 강요 없이 자연스럽게’입니다.
필요한 분에겐 정확하게 응대하고,
원치 않는 경우엔 절대 권하지 않아요.

손님들이
“여긴 눈치 안 줘서 좋다”
“필요한 것만 딱딱 맞춰준다”
말씀하실 때마다
이게 우리가 해야 할 서비스라는 생각이 듭니다.

픽업 차량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습니다.
그럴 때 기사님과 시간 맞춰 조율하는 것도 저희 몫입니다.
특히 늦은 시간, 술자리가 길어졌을 때
“차량 도착했어요” 한 마디에
손님들이 안심하고 나서는 걸 보면,
단순한 이동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걸 실감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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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곳에서 많은 손님을 마주치지만
‘서비스를 받는다’는 느낌보다
‘자연스럽게 어울렸다’는 기억을 남겨주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.

그게 우리가 이 공간을 꾸리는 이유이고,
다음에 오시는 손님들에게도 꼭 전해지고 싶습니다.